序
일상생활에서 氣에 관한 용어들이 흔히 찾아 볼 수 있다. 온기(溫氣), 열기(熱氣), 한기(寒氣), 정기(正氣), 천기누설(天氣漏泄), 기상(氣象), 기후(氣候), 전기(電氣), 기고만장(氣高萬丈), 노기충천(怒氣衝天), 분기탱천(憤氣撐天), 기진맥진(氣盡脈盡), 의기양양(意氣揚揚), 사기진작(士氣振作) 등 너무나 많은 어휘들이 자연스럽게 사용되고 있다. 그러면 여기서 말하는 기(氣)란 과연 무엇인가? 이에 대해 명확하게 인식하는 사람들은 극히 미미하다. 항간에 21세기 인공지능, 빅데이터를 대표로 하는 4차 산업혁명을 추구하는 현시점에도 무속(巫俗), 역술(易術) 분야를 맹신하고 인간의 운명철학과 연관지어 氣 전문가라 자처하면서 혹세무민하는 인사들도 유행하고 있다. 이는 氣의 실체적 개념에 관해서 무지하거나 관심이 없어서 일방적으로 받아들이는 입장에서 딱히 이를 반박하는 지식이 전혀 없어 氣의 개념이 왜곡된 측면이 강하다.
이에 필자는 일반 대중이 보다 쉽게 받아들이고 또 기(氣)에 대한 개념을 실질적이고 실체적인 측면에서 이해하는 데에 일조하고자 기(氣) 또는 기학(氣學)에 관한 이론을 정립해 보기로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우선적으로 독자들이 지니고 전통철학이나 사상에 관한 왜곡된 지식과 편견을 바로잡거나 아니면 모든 지식을 버리고 백지상태에서 기에 관한 이론이나 개념을 받아들이는 편이 더 나을 것이다. 대표적으로, 태극•음양•오행•간지 등 역술이나 운명철학에서 자주 접하게 되었던 용어들은 정통 전통철학의 기본 체계이론으로 이에 관한 용어와 내용들을 명리학, 운명철학, 역술, 도술 등 전통철학의 주류가 아닌 제3 세계에서 사용되어 가장 극명하게 오해를 하고 있는 분야이다. 그러므로 이와 같은 왜곡되어 무분별하게 받아들여졌던 과거로부터의 편견을 제거하고 백지 상태에서 기(氣)에 관한 내용들을 받아들이길 바란다.
본 기학개론(氣學槪論)은 보다 실질적인 측면에서 접근하기 위해 기를 활용하여 가장 실질적이며 체계적인 실용학문으로 발전시킨 전통의학이론의 측면에서 접근할 것이며, 전통 철학의 초심자 입장에서 다소 어렵개 여겨지신다면 필자의 블로그 「음양•오행•간지」란을 통하여 선행 학습을 하고 본 글을 읽어보시길 권한다.
무엇보다 기학이론(氣學理論)은 전통철학과 의학의 중요한 구성체계를 이루는 가장 근본적인 기초이론이다. 氣의 실질을 심도깊이 탐구하여 보면 인체 생명과학의 비밀을 밝힐 수 있으며, 기공연구, 경락의 실체를 탐색하는 것과 같은 고차원의 이론 등을 실제로 적용할 수 있는 중대한 의의와 실마리를 제공하여 준다.
전통 의학경전으로서 가장 중요한 저작인 《황제내경(黃帝內經)》(이하 내경으로 칭함)을 살펴보면, 기학이론의 기본 내용과 氣의 작용적 측면에서의 기학이론의 발전 가능성 등 기초적 토양을 마련하게 되었다. 내경에서는 전체 내용 중에 80여종의 氣에 관해서 논술하고 있는데, 이는 전통의학에서 논하고 있는 기학이론 중 거의 모든 종류의 氣에 관해서 열거하고 있다. 氣에 관한 각각의 이론에 따른 명칭이 통일적이지 않아서 다수 문헌에서 다른 명칭으로 등장하기도 하며, 또 氣이론의 숨은 뜻을 담아 나타낸 명칭 등 그 의미를 담고 있는 내용이 다소 복잡하기는 해도 현재까지 전하여지는 전통 의학서적 중 가장 많은 내용을 담고 있으므로 내경을 중심으로 한 기학에 관한 이론과 명칭에 관하여 살펴보고자 한다.
氣에 대한 일반적 정의로, ‘우주의 생명의 기본적 단위’ 또는 ‘만물생성의 본질’이라고 하는 만큼 氣에 관한 기본 개념을 살펴가다 보면 그 계통이 자연스럽게 정리될 것이며, 또한 이를 통하여 내경을 종합하여 분석하다 보면 보다 더 높은 수준의 氣에 관한 개념을 한 눈에 그 맥락을 짚어 볼 수가 있을 것이다. 그러므로 내경의 연구와 더불어 기학이론에 대한 비상한 관심을 가지고 살펴보길 권하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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