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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철학

동양철학이란 무엇인가

동양철학이란 무엇인가

경남 고성 연꽃공원 1

  ‘동양철학(東洋哲學)’이라는 용어는 지역적으로 구분한 분류로서 서양철학(西洋哲學)’과 대비되는 개념이다. 또한 동양지역을 크게 나누면 동서남북으로 나눌 수 있지만 서양의 시각에서 아랍권을 중동(中東)’이라 부르고, 한국·중국·일본 지역을 극동(極東)’이라 부르며, 동남아시아와 인도 등을 포괄하는 지역이 아시아 즉 동양지역이다. 하지만 전통적으로 동양철학이라고 하면 중국철학을 떠올리게 되는데 이 또한 일제 강점기의 영향으로 비롯된 편견이다.  아시아 지역에서 이른 시기에 근대화를 이룬 일본은 '탈아입구(脫亞入歐)'라는 구호를 외치며 자기들만이 아시아를 벗어나 유럽과 어깨를 나란히 하겠다는 야욕을 가졌다. '탈아(脫亞'는 이미 그들이 아시아 지배하고 있음을 의미하였고, ‘입구(入歐)'는 유럽(구라파) 국가들과 대등한 위치에 서서 그들이 아시아의 맹주임을 자처하겠다는 것이다. 이와 같은 맹목을 이룩하기 위한 첫 대상이 당시 조선이었고 그 다음이 중국이었다. 일본은 오랜 동안 아시아의 중심이었던 중국을 지배하는 것이 곧 아시아 지배라고 생각했었다. 그래서 그들이 준비한 작업을 위해 중국학에 열풍을 일으켰기 때문에 당시 일본인들에게는 동양학은 곧 중국학이었고, 그런 그들의 역사적 경험이 일제 강점기를 통해 우리에게도 영향이 미치게 된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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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양(東洋)’을 영어로는 ‘Orient(오리엔트)’라 하며, 그 본래 뜻은 '해 뜨는 동쪽' 이었는데, 이는 유럽인들의 기준으로 해 뜨는 동쪽'은 곧 이슬람 문화권이었고, 그 뒤 항해술이 발달하면서 새롭게 알게 된 중국·한국·일본까지가 모두 오리엔트가 된 것이다. 그렇지만 우리는 동양철학이라고 하면 인도나 이슬람을 제외한 뺀 채 중국을 떠올리게 된 것이다. 동양철학은 수십 년전만 해도 골동품 취급을 받았고, 심지어 동양철학이라 하면 역학이나 역술, 또는 작명하거나 점을 치고 사주를 보는 잡학정도로 오해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그렇다고 지금은 많이 나아졌다고는 말하지는 못하겠지만 항간에는 대통령선거에도 무속인들이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기도 하다. 기실 서양문명이 동양을 압도하기 시작한 근대 이후부터는 동양철학은 이미 죽은 철학이 되었다고 봐도 무방하다. 문명세력의 융성은 그 문화를 전파하여 전통을 말살하고 언어와 사상 또한 말살되는 것이 당연한 흐름이다. 문화적으로 열등한 것이라고 인식되는 것들은 가차 없이 버려지며 사유체계 또한 예외가 아니다. 그러나 20세기 말부터 고개를 쳐든 동양철학의 붐이 날이 갈수록 부각되었는데 이와 함께 우리의 전통철학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는 점은 매우 고무적이다.

 

  그럼 왜 서세동점(西勢東漸) 이후 내팽개쳐졌던 동양철학이 오늘날 사람들로부터 많은 관심을 받게 된 것일까? 그 이유는 놀랍게도 근대 이후 동양을 짓밟았던 서구사회로부터 점차 시작되었다고 한다. ‘오리엔탈이라 칭하며 왜곡된 시각으로 동양을 쳐다보던 그들이 어떻게 그 시각을 바꾸게 된 것일까? 이는 복잡하게도 사회주의 몰락과 함께 통제 불능상태가 되버린 자본주의가 파생시킨 도덕적 타락과 인간성 상실, 환경오염으로 대표되는 생태학적 위기, 글로벌에 대응하여 새롭게 조망된 로컬리티 기반의 문화다양성 등이 그 원인이라 할 수 있다. 산헙화 이후 항구적으로 발전 할 것이라던 그들의 문명이 타락적으로 쇠퇴하고 있다는 현실을 목전에 두고 그들로서는 그들의 문제점을 해결할 수 없다고 판단하여 동양철학의 본 고장이었던 중국을 위시한 유교문화권이 눈부신 경제 발전을 이루는 과정에서 부각되었다고 할 수 있다. 특히 다양한 요소 가운데 원자물리학에서 비롯된 신과학운동을 통해 찾아낸 물질의 참 모습이 고대 동양철학자들이 직관으로 보았던 세계와 같다고 보고, 그들이 생각하는 물리적 세계는 모순과 대립이 아닌 조화와 어울림이며 특히 동양의 주역, 화엄, 인도철학, 전통의학, 기철학 등에 잘 나타나 있다고 한다. 그리하여 이와 같은 세계관이 오늘날 서구문명이 직면한 위기를 넘어설 수 있는 대안이라고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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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덕적 타락과 인간성 상실에 대한 대안으로 떠오른 유교는 개인의 도덕 수양을 강조함으로써 자신의 내면에 안주하게 만드는 이기주의적 발상을 담고 있다. 뿐만 아니라 사회 구조가 가져 온 문제까지도 개인의 도덕 문제로 환원시켜 문제의 본질을 왜곡할 수 있으며, 그 결과 개인의 도덕적 반성을 강요하면서 오히려 반사이익을 얻음으로써 봉건도덕 전체를 미화하려는 경향을 보이기도 한다. 그 같은 상황이 현실에서는 사회의 불의와 부정에 대해 눈을 감는 사회성의 부정과 실천성의 결여로 나타난다. 또한 명상이나 기공 수련의 유행은 신비주의와 몰역사적 사유를 유행시키기도 한다. 이 같은 경향은 객관성과 합리성보다는 내적·직관적 체험을 강조함으로써 사회의 물질적 토대에 대한 관심을 가로막는 경향을 보인다. 아울러 전통철학을 만들어 낸 전근대의 사회 구조와 전통사상이나 전통철학자가 그 사회에서 했던 사회적·역사적 역할을 따지지 않고 위대한 보편성만 강조함으로써 전통철학이 오늘날에도 여전히 가치 있고 유용하다는 결론을 내린다. 그 결과 임금과 신하, 양반과 평민의 관계를 강화시키던 이데올로기가 또 다른 지배형태인 관과 민, 자본가와 노동자 등의 관계에서 지배집단의 이익을 관철시키는 논리가 되기도 하지만 동양철학의 본 모습은 그런 것이 아니다.